나뭇잎이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전국의 벼리들이 백록제에 참가하기 위해 탐라도로 모여든다.
백록제는 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해의 노고를 서로 치하하고, 자신들의 신력을 뽐내는 축제이다.
신이 직접 대결에 임하면 인간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 중에 담대하고 지혜로운 자를 선택해 벼리라고 명명하고, 자신을 대신해서 신력을 겨루게 한다. 벼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대결에서 승리할 때마다 신으로부터 ‘축복'을 받게 되는데, 이 ‘축복'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벼리의 고향 땅은 자청비의 축복으로 풍년을, 삼신할망의 축복으로 아낙들은 순산을, 지장아기의 축복으로 액막이를 약속 받는다. 올해도 고향의 풍요로움과 번영을 위해 백록제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벼리들이 탐라도 향하고 있는데...